이별의 숲이라는게 있습니다.
정말로요.
editor: Lucy
이별의 숲을 들어보셨나요? 그 숲의 주인공은 이별을 고한 상대방인데, 아무리 사방을 둘러봐도 그 대상으로부터 벗어나기가 힘든, 지독한 곳이지요. 그 숲의 가장 무서운 점은 상대방이 이상화된다는 것입니다. 아무리 지질했던 사람이라도 그 숲 안에서는 아련한 주인공이 되지요. 다정했던 얼굴, 지키지 못할 예쁜 말들, 행복했던 추억들이 뒤섞여서 그 숲을 빠져나오기 힘들게 만들지요.
다 개소리구요. 그냥 최근 한 이별에서 드디어 벗어날 수 있게 되었다는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. 그리고 고통을 겪으면서 느끼게 된 감사함에 대해 기록하고 싶었습니다.
#아빠
정신 차리고 오라며 방콕행 뱅기 티켓을 끊어준 아빠께 감사를
#엄마
내 입장에서, 그아이 입장에서 나름 객관적으로 조언을 해준 엄마께 감사를
#회사
급 연차를 허락해주고, 이해해준 대표님 포함 회사 사람들에게 감사를
#J
방콕에서 나의 전화를 잘 받아준 J에게 감사를
그 아이를 객관적으로 표현해주었고(남자여우...) , 이는 판단력이 흐려진 나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다.
#L
기분전환하라며 스커트를 사준 L에게 감사를
#S, Y, H
이것저것 묻지않고 덤덤하게 아무렇지 않다고 얘기해준 그들에게 감사를
#H
너무 많이 들어서 지겨워질법도, 짜증날법도한데 매번 진심으로 나를 위하며 위로해준 너에게 감사를!
이별이 뭐라고
이렇게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필요로하게 만드네요. 이번 이별의 숲은 지독했습니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곁의 소중한 사람들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올 수 있게 되었습니다. 방금 전 읽은 책에 나오는 글귀인데 마음에 와닿아서 써봅니다.
|행복만이 우리를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. 불행도 우리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재료다. 얄궂게도 피하고 싶은 고통이 나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키는 바탕이 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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