일상/일상 더하기 이상

넷플릭스와 유튜브가 즐겁지 않은 밤

목욕탕을 가지 않기로 했다 2020. 2. 3. 22:46

홍상수 영화를 참 좋아했다. 혼자 영화관에서 아이스커피를 마시면서 홍상수 영화를 실실거리며 보는건 정말 재미있었다. 그당시 만나던 남자친구는 말했다. "나도 홍상수 영화 참 좋아했지. 근데 이젠 더이상 예전처럼 재밌지가 않아" 그당시에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. 아니 이렇게 재밌는데?! 

몇 년이 지나고.. 나에게 언제나 특별한 재미를 보장해줄 것 같았던 홍상수 영화가 이제는 예전만큼 재밌게 느껴지지 않는다. 

 

 

퇴근 후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넷플릭스나 유튜브를 보는건 보장된 하루의 힐링타임이었다. 보고싶은 것도 넘쳤고 먹고싶은 음식도 넘쳤다. 미드나 유튜브 먹방을 보면서 닭발과 오돌뼈를 오도독 씹다보면 스트레스가 날라가는 것 같았다. 

 

 

그런데 오늘!

미팅 후 일찍 퇴근해서 유튜브를 보면서 저녁을 먹는데 더이상 즐겁지가 않은거다. 이건 뭔가 문제가 있다 싶어서 더 재미있는 영상들을 서치했다. 베어그릴스 다큐부터 넷플릭스 미드 프렌즈까지..! 그런데 예전처럼 즐겁지가 않았다. 마치 최근의 홍상수 영화처럼 시시하게 느껴졌다.

 

넷플릭스와 유튜브가 더이상 즐겁지 않다면, 나는 퇴근 후 무엇을 해야할까? 어떻게 스트레스를 풀어야할까? 무엇에 몰입하며 즐거움을 찾을 수 있을까? 

 

이거슨.. 

보는 단계에서 다른 활동들로 넘어가야 한다는 신호일까?